가슴 답답할 땐 시원한 배 한 조각 어떠세요? 가을 하면 떠오르는 과일, 바로 달콤하고 시원한 배입니다. 큼지막한 크기에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청량감은 그 어떤 과일도 따라올 수 없죠. 누구나 좋아하는 배는 강알칼리성 식품으로,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효능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특히 천식, 기침, 변비, 소화불량,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만약 배가 ‘약’이었다면, 감히 ‘만병통치약’이라 불릴 만한 놀라운 효능과 숨겨진 비밀들을 속속들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전 세계가 반한 배, 그 다채로운 매력 속으로!
배 품종
배는 전 세계적으로 20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을 자랑합니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서양배, 중국배, 일본배 세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에서 주로 먹는 배는 모양이 둥글고 큼지막한 일본배 계통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서양에서는 마치 표주박처럼 생긴 독특한 모양의 서양배를 즐겨 먹는데요. 서양배는 수분 함량은 적지만 당도가 높고 향이 강렬한 것이 특징입니다.
배 역사
우리 조상들은 언제부터 배를 즐겨 먹었을까요? 놀랍게도 배를 먹은 역사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오를 수 있습니다. 무려 1600년대 초, ‘홍길동전’의 저자로 유명한 허균은 조선 시대 팔도의 진미를 소개한 책 <도문대작>에서 전국 각지에서 5가지가 넘는 다양한 배가 생산되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선조 들은 오랜 옛날부터 다양한 종류의 배를 즐겨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 ‘배’ 속담에 숨겨진 조상들의 지혜
우리 조상들의 생활 속 지혜가 담긴 속담! 그런데 유독 ‘배’가 들어간 속담이 많다는 사실, 눈치채셨나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남의 집에 감놔라 배놔라 한다”와 같은 속담은 물론, “배 먹고 이 닦기 한다”, “배 주고 배 속 구걸한다”, “밤 썩은 건 며느리 주고 배 썩은 것은 딸 준다”까지! 이처럼 배는 예로부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과일이었지만, 그 효능만큼은 뛰어나 이를 닦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귀한 손님에게 대접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속담 속에 숨겨진 배의 놀라운 효능,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3. ‘만병통치약’ 급?! 놀라운 배의 효능
영양 성분
보통 크기의 배 한 개는 약 50kcal로 칼로리가 낮으면서 수분 함량은 무려 86%에 달합니다. 여기에 비타민 C, 칼슘, 칼륨, 마그네슘, 사과산, 주석산, 식이섬유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한 다른 음식과도 조화롭게 어울려 요리에 감칠맛을 더하는 양념 재료로도 활용되곤 합니다.
배의 효능
- 변비, 숙취 해소: ‘동의보감’에서는 배가 피부 미용에 좋고 변비를 해소하며 갈증과 숙취를 없애 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배는 간 활동을 촉진시켜 체내 알코올 성분 분해를 돕고 이뇨 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술 마신 다음 날, 갈증과 숙취로 고생한다면 달콤한 배 한 조각으로 속을 편안하게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 천식: 가래가 많이 동반되는 천식에는 배를 이용한 민간요법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속을 긁어낸 배에 검은콩을 가득 채우고 물에 적신 문종이로 꼼꼼하게 감싼 후, 불에 구워줍니다. 구운 후 콩만 꺼서 먹으면 천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기침, 백일해: 배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낸 다음, 후추를 콕콕 박아 넣고 밀가루 반죽으로 꼼꼼하게 감싸줍니다. 이를 불에 구운 후 후추는 빼내고 배만 먹으면 기침과 백일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설사: 배 껍질에는 소화 효소와 탄닌 성분이 풍부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단백질 소화를 돕는 효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고기에 배를 갈아 넣으면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 천연 치약: 배 씨앗 주변에 오돌토돌하게 박혀 있는 석세포는 뛰어난 각질 제거 및 연마 작용을 합니다. “배 먹고 이 닦기”라는 속담은 바로 이 석세포의 효능에서 유래된 것으로,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석세포의 주성분은 식이섬유의 일종인 리그닌(Lignin)으로,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4. 배, 이렇게 먹으면 더 좋다!
섭취 방법
- 누구에게 좋을까요? 배는 성질이 차가운 과일입니다. 따라서 열이 많아 가슴이 답답하거나 갈증이 자주 나는 사람에게 특히 좋습니다.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히고 수분을 보충해 주는 효능이 있어 천식, 감기, 편도선염으로 목이 아플 때,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도 권장되는 과일입니다.
- 익혀 먹어도 될까요? 배를 익히면 소화 효소나 비타민 C 등 일부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성분은 오히려 증가하기 때문에, 중탕으로 익혀 먹으면 배의 전반적인 효능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 보관 시 주의 사항: 사과와 배를 함께 보관하면 사과에서 생성되는 ‘에틸렌’ 호르몬 때문에 배가 빨리 무르게 됩니다. 따라서 사과와 배는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 떡에 배를 넣지 않는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배에는 오돌토돌한 석세포가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떡에 배를 넣으면 석세포 때문에 씹는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떡에는 배를 넣지 않습니다.
5. 맛있는 배, 제대로 고르는 방법
- 색깔: 푸른빛이 돌지 않고 황갈색을 띠는 것이 좋습니다. 껍질에 배 고유의 점 무늬가 크고 뚜렷하게 나타나 있는 것이 좋습니다.
- 모양: 전체적으로 둥글고 균형 있는 모양을 가진 것이 좋습니다. 손으로 가볍게 눌렀을 때 지나치게 무르지 않고 단단한 것이 좋습니다.
- 껍질: 껍질이 매끄럽고 흠집 없이 깨끗한 것이 좋습니다. 껍질이 너무 두껍지 않고 얇은 것이 좋습니다.
- 꼭지: 꼭지 부분이 과하게 튀어나오지 않고 납작한 것이 좋습니다. 배 아래쪽 배꼽 부분은 넓고 깊을수록 과육이 많고 당도가 높습니다.
- 주의 사항: 꼭지 부분을 만졌을 때 끈적거리는 것은 성장 촉진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6.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지는 마법, 배꿀찜 레시피
재료: 배 1개, 황설탕 1/2 큰 술, 꿀 (선택 사항)
만드는 법
- 배는 깨끗이 씻어 윗부분 1/3 정도를 잘라냅니다.
- 잘라낸 윗부분은 뚜껑처럼 사용하고, 배 속을 숟가락으로 파냅니다.
- 속을 파낸 배에 황설탕 1/2 큰 술을 넣고 뚜껑을 덮습니다.
- 은박지로 배를 꼼꼼하게 감싼 후 뜨겁게 달궈진 숯불에 올려 약 30분간 구워줍니다.
- 다 구워진 배는 면 보자기에 싸서 즙을 짜내어 마시면 됩니다.
- 기호에 따라 꿀을 첨가하면 더욱 달콤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배꿀찜은 기침, 감기, 천식 등 기관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건강 간식입니다. 따뜻하게 익힌 배는 목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꿀은 기침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환절기, 감기 기운이 느껴지거나 목이 칼칼할 때, 따뜻한 배꿀찜 한 잔으로 건강을 챙겨보세요.
7.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배즙, 아침 공복에 마셔도 괜찮을까요?
A1. 배즙은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어 공복에 섭취하면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침 식사 후나 따뜻한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Q2. 배, 껍질째 먹어도 되나요?
A2. 배 껍질에는 영양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지만, 잔류 농약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베이킹소다나 식초를 이용하여 꼼꼼하게 세척한 후 껍질째 먹으면 영양분을 더욱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Q3. 배 알레르기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요?
A3. 배 알레르기는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의 일종으로, 배를 먹은 후 입 주변이나 입안, 목 등에 가려움증, 따끔거림,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 어지럼증,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배 섭취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8. 맺음말
지금까지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과일, 배의 효능과 섭취 방법,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배는 맛과 영양, 효능까지 모두 갖춘 ‘만능 과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번 가을, 맛있는 배를 맛보며 건강도 함께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요?